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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합 "시효 지나 못받은 장해급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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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합 "시효 지나 못받은 장해급여는…"
연금 등 재신청시 공제할 수 없어

업무 중 장해를 얻은 사람이 시효소멸로 장해보상금을 받지 못했다면, 나중에 상태가 나빠져 상위 등급의 장해보상금을 다시 신청했을 때 "중복지급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종전 보상금만큼의 금액을 제외해서는 안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정비기사로 일하다 부상을 입고 장해를 입은 이모(70)씨가 "장해보상연금을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2012두26142))에서 16일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과거에 신청한 업무상 재해보상금을 시효가 지나 받지 못했으니 다시 장해급여를 받더라도 보상금을 두번 받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판단에 대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산업재해로 기존에 연금을 받았던 사람이 상태 악화로 연금을 재 신청할 때 기존에 받았던 부분만큼 제외한다'고 규정하는 것은 중복지급을 막기 위한 취지인데, 과거에 시효소멸로 보상금을 못받은 사람에게까지 이 법을 적용해 중복지급으로 간주하는 것은 문언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일영, 이상훈, 김용덕 대법관은 "시효완성의 효과를 무시하고 장해급여를 지급하는 것은 소멸시효 제도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반대의견을 밝혔다. 이어 "장해상태가 악화되지 않으면 종전의 시효 소멸한 장해급여 청구권이 부활하지 않는데, 상태가 나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청구권이 부활한다고 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나고 상태 악화라는 우연한 사정으로 소멸시효 완성의 효과를 좌우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1982년 작업장에서 오른쪽 고관절을 다친 후 공단으로부터 수술 등 치료비를 받았으며, 2003년 10월 후유 증상에 따라 공단에 '장해급여'를 신청했으나 '청구 시효 3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2009년에는 이씨의 왼쪽 고관절에도 문제가 생겨 양쪽 고관절 장애로 장해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이씨는 공단에 새 등급으로 장해급여를 다시 신청했으나 공단은 "새 등급에 따라 장해급여를 지급하면 오른쪽 고관절에 대한 급여를 중복 지급하는 셈이 돼 보상연금 지급 시기를 늦추겠다"고 통보했다. 반발한 이씨는 이번 소송을 냈다.

1심은 "오른쪽 고관절에 대한 보상금을 실제로 받았느냐에 상관없이 새로 발생하는 장해급여청구권에서 종전 장해급여를 제해야 한다"며 공단에 승소판결을 했다.
하지만 2심은 "시효 소멸로 오른쪽 고관절에 대해 보상금을 받은 적이 없으므로 중복지급 가능성이 없다"며 이씨 승소 판결을 내렸다.


홍세미 기자 sayme@lawtimes.co.kr